금감원, 개인사업자 대출 전면조사 왜? … 투기 악용 `메스`
금융감독원이 개인사업자들에 대한 대출현황 파악에 나선 것은 '중소기업 대출' 명목으로 나간
자금 중 일부가 부동산 투기 자금으로 흘러드는 정황을 포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주택담보대출에 적용되는 부동산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가 중소기업 대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악용한 부동산 투기가 성행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금융계의 '공공연한' 비밀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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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기업 대출 폭증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1분기 중 중소기업 대출은 14조3000억원 급증해 대출잔액이 304조5000억원으로 늘었다.
반면 가계의 주택담보대출은 같은 기간 1조1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특히 3월 중 중소기업 대출은 무려 6조8000억원이나 늘어나 한은이 통계를 내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월간 증가액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가계대출이 둔화되면서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 경쟁이 더욱 뜨거워졌기 때문이다.
중기 대출 가운데 의사 변호사 개인사업자 등을 대상으로 한 '소호(개인사업자) 대출'은 이미 은행권의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부동산 구입자금으로 전용
정부의 고강도 투기억제 대책이 쏟아지는 가운데 개인사업자를 겨냥한 은행들의 대출확대 경쟁이 심화되면서 일부 부동산 투기세력은 소호 등 중기 대출로 확보한 자금으로 부동산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개인이 부동산담보 대출로 돈을 빌릴 경우 담보비율은 40% 정도만 인정받지만 중소기업 대출로 돈을 빌릴 경우 최대 90%까지 인정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기업 대출을 활용하면 일반인보다 훨씬 많은 돈을 빌릴 수 있는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더욱이 소호 등 중기 대출은 사업자등록증과 재무 관련 서류 및 사업계획서만으로 간단하게 돈을 빌릴 수 있다.
은행이 자금용처 등을 묻긴 하지만 대부분 형식에 그치고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중기 대출을 해줄 때 운전자금인지,시설자금인지를 묻지만 대출이 나간 뒤 실제로 자금을 어느 곳에 썼는지 파악하는 일은 인력 부족 등으로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3월 금감원의 주택담보대출 실태 조사 결과 의사 약사 등 전문직 종사자와 소규모 중소기업 사장들이 운전자금 용도로 대출받은 돈으로 부동산을 매입하거나 일본 엔화자금을 대출받아 부동산 매입에 사용한 사례가 무더기로 적발되기도 했다.
◆가계대출보다 더 큰 '폭탄'
개인사업자를 포함한 중소기업 대출은 가계대출보다 더 큰 '폭탄'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담보인정비율이 60~90%로 가계의 아파트담보대출 담보인정비율에 비해 훨씬 높기 때문에 부동산 가격이 조금만 떨어져도 담보부실로 이어져 금융권 부실을 유발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공단지역에 위치한 한 은행의 지점장은 "경기침체로 시설투자와 관련된 자금수요는 적은 반면 공장용지 매입 등 부동산과 관련된 자금수요가 많이 발생하고 있다"며 "심지어 경영난에 빠진 기업 중 일부는 가격이 오른 공장용지 등을 담보로 돈을 더 빌려 부도를 면하고 있다"고 들려줬다.
시중은행 고위 관계자는 "신용도가 높지 않은 중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들은 부동산 등을 담보로 돈을 빌리게 된다"며 "경기가 악화되고 부동산 가격마저 떨어질 경우 대규모 부실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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